전쟁 반대, 파병 반대!

18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나오자,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이 한목소리로 이라크 침공 반대와 한국군 파병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합동청사 근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라크전 지원방침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핵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받는 대신 이라크전을 지원하는 부도덕한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평화를 위해 남의 피눈물을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라크전에 참전한다면 한반도 전쟁 위협이 닥쳤을 때 어떻게 국제사회에 평화를 호소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별도로 청와대 앞길에서는 소설가 송경아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참여연대 주최로 ‘파병반대 1인 시위’가 이틀째 계속 열렸다.

네티즌들도 반전 태도를 분명히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진행중인 ‘세계평화를 해치는 가장 위험한 악의 축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실시간 투표(라이브폴)에서 부시 대통령은 76%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3만여명이 참여한 이 라이브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15.0%), 사담 후세인 대통령(5.2%), 오사마 빈 라덴(4.1%) 등이 그 뒤를 이었다.(18일 오후 3시 기준)

다음과 네이버 등에는 미국 정부를 비난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네이버 국제정세 토론장의 ‘yghhha00’(아이디)은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전쟁”이라며 미국의 최후통첩을 비난했다. 또 우리 정부의 파병 계획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노사모 회원 희망세상(아이디)은 “부도덕한 전쟁보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참여정부가 학살전쟁에 동참하려는 것”이라며 “이라크전 파병에 반대하는 노사모 전자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즉시 적극적으로 반대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은 전쟁이 일어나는 날 오전 11시 미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저녁 7시 광화문에서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공동실천은 또 파병 안건이 국회에 상정되는 날부터 국회 앞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네티즌들이 모이는 성지’(네모성, cyberacntio.or.kr) 회원들도 전쟁 발발 당일 오후 6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 지원연대는 이라크에 들어가 있는 12명의 반전평화팀 중 한상진, 유은하, 배상현씨 등 3명은 전쟁이 일어나도 이라크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반전평화팀원들은 요르단 암만에서 난민구호활동과 반전활동을 계속 펼칠 예정이다.

신윤동욱 최혜정 기자 syuk@hani.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