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배달호 조합원이 '민주노총·금속노조 깃발'과 함께 양산 솥발산 공원묘지에 묻혔다. 그가 자신의 몸에 불을 그어 죽음을 택한 지 꼭 65일 만이다. 이날 치러진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전국노동자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울먹였으며 슬픔과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런 심정들은 두산중공업지회 홈페이지(www.dstu.or.kr)에 마련된 '사이버분향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은 정말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떠났습니다. 우리네들은 언제부터인가 살아있으면서도 살아 움직이지 않은 모습들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저 주는 대로 배가 터져도 모르며 먹고사는 금붕어 같은 모습 말입니다."(아이디; 울타리 밖)
"배달호 동지를 떠나보내기 전날(13일) 차가운 감방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을 면회했습니다. 만날 때는 웃으면서 만났지만 결국 울면서 감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배달호 열사의 투쟁에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 때문이겠지요. 열사여 편안하게 가소서. 열사의 유언을 지키겠습니다. 지켜 봐 주십시오."(김한기)
"늦은 길이지만 가셔서 마음 편안히 쉬세요. 우리가 정도를 갈 수 있도록 길을 비춰 주세요. 그리고… 그리고… 죄송합니다. 달호 형님, 정말 죄송합니다."(죄인)
"이제는 당신이 머물렀던 자리, 떠난 자리… 더디더라도 바르게 걸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노동탄압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찬)
"굽이굽이 너무나 먼길, 호루라기 불고 앞장서구려. 웅크린 온몸! 얼음같이 투명한 두 눈! 열사는 갔지만 우리는 열사를 보낼 수 없습니다."(민주노동당)

추모의 글도 이어졌다.
한편 이날 전국노동자장 직전 공개된 배달호 조합원이 사용한 보일러공장 개인 사물함에는 '결사투쟁' 붉은 머리띠와 생전에 그가 유난히 잘 불고 다녔던 호루라기 하나가 자료집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 있어 조합원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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