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한국노총 대의원대회가 성원미달로 규약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지켜본 사람들이 있다. 지난 7개월 간 한국노총의 전반적 변화를 기대하며 개혁과제를 만들어 낸 개혁특위 위원들이다.
개혁특위 공동대표를 맡아 개혁특위 활동을 맨 앞장에 서서 이끌어왔던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을 4일 만나 그동안 개혁특위 활동의 성과와 과제를 들어봤다.

- 개혁특위 활동의 성과를 꼽는다면.
"처음 목표했던 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 개혁방향을 설정했다. 막판에 대표자들이 통과 안 시킨 것도 있지만, 현장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게 됐을 것이다. 또 대산별로 가야한다는 것과 양노총 통합은 막연히 찬반여론만 존재하던 문제들이었으나, 한국노총이 장기적으로 가야할 방향으로 세웠다는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중앙집행위원회 신설, 여성할당제 등 규약개정안 사안은 한국노총이 분명히 가야할 방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계에 봉착했다."

- 개혁의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내가 '개혁특위'에 참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개혁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개혁특위 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했었으나, 대표자회의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한번 더 기대하면서 맡게 됐다. 그러나 기존 틀을 바꿔내는데 여전히 거부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개혁특위 내부에서도 개혁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개혁과제 실천단 등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후 과제를 얘기한다면.
"앞으로 과제를 내가 맡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노총 지도부가 '개혁특위 실천단'을 구성해 상시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하는 체계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집행부의 실천의지다. 규약통과가 안되긴 했지만,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규약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번 개혁특위가 제출한 개혁과제에 대해 "상당히 알찬 내용"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끝으로 "개혁특위가 내놓은 보고서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정하고, 한국노총을 사랑한다면 지도부가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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