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지 잘 모르겠다. 뭐라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새 정부 첫 노동부장관 인선에 대한 '코멘트'를 당부하자 노사정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런 반응을 보였다. 그럴 만큼 이번 노동장관 인선과정은 종잡을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처음엔 신선했다. 우선 여러 통로를 통해 인물을 추천받고, 학력·지역 타파, 공개의 원칙 속에서 점차 후보를 압축돼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전문성과 개혁성을 중시한다는 느낌이컸다. 특히 과거엔 상상키 어려운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다수 거론된 것을 보며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탓에 일각에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과거 못지 않은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언론의 취재경쟁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측면도 있지만, 어찌된 경우인지 노동장관 후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숫자가 늘어났으며 결과적으로는 다른 부처 장관 물망에 오른 인사가 낙점된 형국이 됐다.

노사정 관계자들이 새 장관 임명에 대해 평가를 어렵게 한 요인으로 바로 이런 것들이 꼽힌다. 게다가 신임 장관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다보니 종잡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대를 쉽게 떨치지 못하게 하는 모습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란 반응이다.

권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노동부 직원은 노동부 소속원이지 경제부처 소속원이 아니다"며 "노동부가 기업이나 경제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열악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권 장관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는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전공이 경제학으로 분류되지만 엄밀한 의미에선 노동·복지와 연관되는 사회정책으로, 분배가 성장에 마이너스만 가져오는 게 아니라는 주제를 연구했다"며 "대통령의 기대는 개혁장관, 안정차관의 기조 속에 바람직한 (개혁)방향을 통해 현실적으로 검증 받으라는 의지 표현인 것 같다"고 나름의 자신감을 표현했다.

새 노동장관이 어떤 개혁적 면모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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