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SK의 1조4,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를 적발, 수사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SK의 비자금 조성 여부 등으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 3대 재벌중 하나인 SK의 분식회계 혐의 적발을 계기로 다른 재벌 기업들의 부당 내부거래, 분식회계 등 각종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또는 금융감독기관의 조사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ㆍ 李仁圭 부장검사)는 지난 17일과 19일 SK에 대한 2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SK그룹의 종합상사인 SK글로벌이 2001 회계연도에 이익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지금까지 총 1조4,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포착,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중이다.

검찰이 파악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내용은 매출채권 과다계상 1,500여억원, 해외 출자회사의 지분법평가손실 제외분 2,400억원 등이다.

더욱이 지난해 4월 발표된 SK글로벌의 2001년도 사업 실적은 1,310억여원 적자였으나, 검찰은 지금까지 파악한 분식 액수를 반영할 경우 실제 사업실적은 이보다 훨씬 좋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SK글로벌이 이 같은 분식회계를 바탕으로 불법 대출이나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하는 한편 SK㈜ 등 SK의 다른 계열사들의 분식회계 여부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K글로벌 회장을 맡고 있는 손길승(孫吉丞) 그룹 회장과 SK글로벌 대표이사인 김승정(金昇政) 부회장 등을 내주초 소환해 분식회계 경위 및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2001년 대우그룹 사건 당시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은 회사 관계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무더기 구속했으며, 부실 감사를 한 회계법인과 소속 공인회계사들도 사법처리했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