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150]은 편법 증여 논란을 빚어온 대주주소유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전량 무상 소각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두산은 "지난 99년 7월 대주주들이 지배 지분 희석을 우려해 신주인수권 일부를 시장에서 인수했었다"면서 "주가 하락으로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발행 예정물량도 늘어나 주가회복의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소각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두산의 대주주 일가가 BW 소각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검찰의 ㈜SK 수사와 관련, 편법 증여 의혹을 받아온 자사로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피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두산 상사BG의 박정원 사장(박용곤 명예회장 장남) 등 두산그룹 오너 4세 및 친족 26명은 ㈜두산 신주인수권 159만5천56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초 발행 당시 행사 가격이 주당 5만100원이었던 이 BW에는 `리픽싱 옵션'(주가에 연동해 행사가격을 조정하는 조건)이 붙어 있어, ㈜두산의 현재 주가(지난 21일 종가 7천390원)로 리픽싱해 전량 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무려 1천90만주에 달한다.

이는 ㈜두산 전체 발행주식수 2천111만주의 51.6%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언제라도 경영권 장악이 가능하다.

한편 참여연대는 그동안 "오너 4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두산그룹이 편법 수단으로 BW 발행을 이용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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