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로서,또 ‘재계의 입’으로서 왕성한 대외활동을 펼쳐온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의 연임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에는 박회장의 연임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시간이 흐를수록 박회장을 압박하는 악재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두산중공업 노조원 배달호씨의 분신사건을 계기로 두산중공업 회장인 박회장을 노동계의 ‘공적 1호’로 규정,오는 27일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서 그의 연임을 적극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민단체의 리더격인 참여연대가 제기한 두산그룹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한 편법증여 의혹도 박회장의 재선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동단체들로 구성된 ‘두산재벌 노조탄압 규탄 및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박회장의 상의 회장직 퇴진을 공식 촉구했으며,두산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민주노총도 박회장이 배씨 분신사건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문제에 대해 어떠한 해결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상의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성명 발표와 함께 상의 회원사들을 상대로 박회장 낙선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취임일인 25일까지 두산중공업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곧바로 소속 사업장 전체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상의측은 박회장의 연임을 확신하고 있다.그가 회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상의의 대표성과 재계에서의 발언력을 크게 높인 공로로 볼 때 재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박회장은 지난해 11월 국제상업회의소(ICC) 부회장에 선임돼 한국인으로는 처음 2005년부터 ICC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어서 회원사들이 재신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남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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