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금제도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마쓰시타 혼다 등 간판급기업들이 일본식 경영의 뼈대인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제도를 버리고 서구식 능력급제를 앞다퉈 채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0일 기업들이 정기승급분 마저 개혁대상으로 삼은 것은 "신 일본형 임금제"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확산되는 능력급제=혼다자동차는 지난달 말 능력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룹 전체 4만여 직원을 대상으로 "실적에 따른 임금 지급제"를 도입,실적 평가가 좋지 않은 직원의 임금을 깎는 파격적인 새 임금 제도를 만들었다.

회사측은 2006년까지 성과주의를 완전히 정착시키고,2007년부터는 평가가 나쁜 직원에 대해서는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캐논,세이코 엡슨,동방가스 등도 혼다와 비슷한 방식의 능력급제를 실시중이다.

마쓰시타는 연초 사업부별 및 개인별로 임금과 수당을 차별화한 새 급여제도를 도입했다.

이동통신 산업기기 음향 영상 장치 등 14개 사업부로 회사 조직을 재편,노동 조합원을 대상으로 동일하게 적용해온 임금수당 등 근로 조건을 차별화 했다.

장기적으로는 사업부문별로 근로조건도 완전 차별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도시바는 지난 연말 사업부별로 10개의 "사내 컴패니"를 만들어 실적에 따라 능력급과 근무수당 지급을 달리하고 있다.

후지쓰의 오카타 타가히코 부사장은 "일본의 전통적 임금체계는 세계 무대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력하는데 장애가 된다"면서 "임금 체계를 손질해 전반적으로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동결은 일반화=후지쓰는 지난주말 급여표를 재조정,호봉 인상폭(지난해 1%)을 종전보다 대폭 축소했다.

후지쓰의 결정에는 히타치제작소,미쓰비시전기,NEC전기 등 다른 대형 전기.전자 메이커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여 기본급 동결과 함께 올 춘투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시티즌은 올들어 호봉 인상을 기존 사원에만 한정키로 했다.

올해부터 입사하는 사원들에게는 연봉제를 적용,성취 욕구를 높이되 생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사원들에게는 연공서열식 임금제를 종전처럼 인정한다는 것이다.

동양엔지니어링은 연령과 직급에 관계없이 오는 4월부터 호봉 인상을 완전 폐지키로 했다.

춘투때마다 되풀이돼온 기본급에 대한 임금인상 요구를 아예 않는 노조들도 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연초 기본급의 임금 인상분을 포기했다.

지난해 1조엔 이상의 이익을 거둔 도요타 자동차의 정기급 인상 포기는 다른 기업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NTT 산요전기 미즈호금융그룹 등도 노조의 동의 아래 올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양승득 도쿄특파원.최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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