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과 사회보험노조는 지난 2000년 84일 파업에 이어 2001년과 2002년에도 잇따라 파업을 벌이는 등 잠시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노조 내부적으로도 지난 99년부터 약 3년 6개월 동안 집행부 교체가 5번, 집행부 총사퇴로 인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세 차례나 되풀이되는 등 혼란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8월 출범한 박표균 집행부는 "노조를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파업문제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펴왔다. 그러나 반년만에 다시금 '전면전'을 얘기하고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단체협약 교섭이 공전을 거듭하자 박 위원장은 최근 노조 인터넷 게시판에 "과거의 극한 대립을 지양하고 생산적 노사관계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조가 변화하려고 노력했으나 공단은 끝내 거부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노조 한 간부는 "공단이 노조의 파업을 유도하려는 것 같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공단측 태도에 대한 원성이 높은 것이다.

사회보험노조와 공단은 5일이 단체협약 만료일로 기간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무단협' 상태가 된다. 노사간 쟁점에 대한 입장차가 워낙 커 '무단협' 상태가 되면 갈등이 한층 더 첨예해지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노조는 파국을 막기 위해 단협 기간 연장을 제안할 예정이나 공단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버티는 듯한 태도다.

정부와 사측은 "노조가 너무 투쟁 일변도"라며 "이제는 좀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다. 사회보험노조의 움직임에 대해선 "또 파업이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노사가 어렵사리 체결한 합의사항도 이행하지 않은 채 전임자의 2/3을 줄이려 시도하고 '무단협' 사태마저 주저하지 않는 사측 행태에 반발하지 않는 노조가 있다는 얘길 듣지 못했다.

파국을 예방할 수 있는 '열쇠'는 공단이 쥐고 있다. 그 '열쇠'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한 건강보험공단에서 노사평화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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