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30 최고위원 경선전에서 ‘통일지도자’ 자질 검증이 주요한 변수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15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사상 첫 합동토론회에서 통일지도자로서 비전 제시를 요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8.15경축사에서 ‘평화와 도약의 새로운 한반도시대를 열자’고 강조한 김대중 대통령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의 지도자상으로는 새로운 한반도 정치 시대에 적응할 수 없게 됐다”면서 “21세기형 통일지도자를 가려내는 게 이번 토론회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17일 서영훈대표 등 민주당지도부로부터 주례당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도 “전당대회가 도약과 평화의 한반도시대를 열도록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특히 경선주자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이날 합동토론회는 6개항의 개별주제 외에 4개항의 공통주제를 후보자에게 던져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사회를 맡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원 김만흠연구원은 “4개항의 공통질문 중 가장 주요한 사항이 한반도 정치시대 개막에 따른 21세기형 지도자의 자질 검증”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전에 후보자에게 이같은 내용을 알리지 않았으며 즉석에서 평소 갖고 있는 통일비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사전 준비가 부족한 일부 후보는 “통일을 이루는데 앞장서겠다”는 식으로 알맹이 없는 답변을 거듭하며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6개항의 개별주제로는 ▲차기 재집권 의미와 방법론 ▲당·정 관계 및 대통령의 역할분담 ▲정치개혁과제 ▲현대사태 및 의료계 폐업 등 현안에 대한견해 ▲대미관계의 방향―주한미군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개정 ▲국회운영위 단독강행처리에 대한 평가와 DJP공조의 미래 등이 제시됐다.

후보들은 이중 2개 주제를 선택, 정견을 발표했다. 발언기회는 후보자당 9번씩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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