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둔 29일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한국통신산업개발 비정규직지부 지부장 윤성진씨 등 조합원들이 200여 상자의 김을 서울 성동구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에 전달했다.

설을 앞둔 훈훈한 이 ‘미담’의 뒤에는, 그러나, 이 회사 1400여명 비정규직 직원들의 분노와 서글픔이 서려 있다. 이날 전달된 김은 한국통신산업개발이 1400여명의 계약직과 일용직들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150명의 정규직은 대신 100만원이 넘는 효도휴가비를 받았다.

이 회사 비정규직노조 이용혁 부지부장은 “매년 명절 때마다 정규직은 수백만원씩의 특별상여금과 효도휴가비를 받았고, 비정규직은 떡, 멸치 등을 받았다. 지난해 사장이 이런 점을 시정하겠다고 하고도 다시 김이 나오자 비정규직들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말했다. 결국 200상자는 장애인복지관으로, 200상자는 대통령직 인수위로 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통산업개발은 97년 한국통신의 구조조정에서 분리된 뒤 2001년 민영화된 회사로 전국 한국통신 건물의 설비와 전산망 등을 관리한다. 사규에는 정규직은 한국통신 출신으로 한한다고 돼 있고, 나머지 직원들은 일용직 또는 계약직으로 2~5년씩 계속 근무를 해왔다. 이 회사 윤성진 비정규 노조위원장은 “기계설비, 배관, 통신망 점검 등을 하는 시설직들은 정규직들과 똑같은 일을 하지만, 정규직은 약 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비정규직들은 120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산업개발 관계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급여 차이가 너무 큰 것은 인정한다. 노조와 제도개선은 협의하겠다”고 해명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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