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국정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뜻밖의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노 당선자는 이날 "노동부가 좀더 당당하게 제 역할을 해달라"고 직접 주문하고 나섰다.

이날 노 당선자 발언을 요약하면 이렇다. 법·제도 하나를 만들더라도 지레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타 부처 눈치를 보지말고 떳떳하게 만들고 당당하게 집행하라. 노동부가 부처 내에서 힘든 게 어떤 이유에서인가. 대통령이 안 도와줘서 그런가. 앞으로 현장이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제약요소인지 나중에 업무 보고할 때 자세히 보고해달라.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노 당선자. 어떻게 보면 그동안 노동부의 역할에 대해 질책을 담은 듯도 하지만 그 보다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처의 위상을 내심 걱정하고 있는 듯하다. 예컨대 노 당선자는 공무원노조에 대해 토론할 때 "왜 이 문제를 행자부에서 다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뒤집어놓고 보면 당시 노동부가 더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노동부가 내외적으로 역량을 키워달라는 숙제를 준 것 같다"며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힘을 실어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노무현 새 정부 아래서 타 부처나 재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노동자나 현장의 실정에 좀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노동부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윤정 기자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