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 문제를 다룰 공자위 1차 본회의를 사흘 앞둔 14일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 심포지엄'에서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 방침에 대한 찬반논란이 벌어져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이 주최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외견상 전체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토론 내용은 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찬반 의견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구본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의 대형화는 동종업종간 합병에 따른 규모의 확대를 의미한다"며 "이보다는 은행, 증권, 보험 등 이종 업종간 겸업화를 통한 금융권 재편이 바람직하다"며 조흥은행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 "합병 따른 긍적적 결과 미미"

토론자로 나선 김대식 한양대 교수도 "합병에 따른 은행 대형화는 30%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규모보다는 수익성 창출 능력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원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이어서 "국내 은행시장은 점차로 줄어드는 추세"라며 "이런 시장상황에서 은행 대형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정부와 금융노조는 지난 2000년 이미 조흥은행 독자생존을 약속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노사정위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문건도 보았으며 정부의 이같은 약속 파기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자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신한지주회사가 조흥은행을 사들이면서 매각대금을 먼저 조달하지 않는다면 금융지주회사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쟁력 강화 위해 대형화 필요"

이에 대해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은행 대형화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큰 흐름"이라며 "개별기업인 은행에 정부가 주인인 비정상적인 상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은행 민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석헌 한림대 교수는 또 "조흥은행은 독자생존을 주장하기에 앞서 은행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해법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회자로 나선 민주당 김효석 제2정조위원장은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 국회 재경위에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조흥은행 문제를 민주당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그러나 필요하다면 2월중 국회 재경위에서 공청회 등을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자위에서 결정된 후에 공청회를 열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이번주 열리는 공자위에서 매각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춘호 기자(ych01@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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