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고 계미년 새해가 밝아 왔습니다.

올해는 우리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더욱 신장되고 고용안정 속에서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올해 우리는 지난해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냉철히 평가 반성하고 더욱 가열차게 투쟁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국노총은 올해 내부개혁, 3대 노동악법 폐기, 강제적이고 일방적인 구조조정 반대, 비정규직 및 외국인노동자 권익보호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한국노총과 각급 조직은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내부개혁을 과감히 추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난해 대선 결과에서 보듯 이제 변화·개혁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집단은 역사와 시대의 낙오자가 되고 맙니다. 노동운동 발전을 저해하고 시대흐름에 반하는 비민주적이고 낡은 제도 및 관행을 과감히 타파하고, 소수 간부중심의 노동운동에서 탈피해 현장 조합원이 주인되는 노동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노총은 성공적인 개혁특위 활동과 조직발전을 위해 먼저 변화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통과된 경제자유구역법 폐기를 위해 투쟁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법이 시행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은 경제특구화 되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함은 물론, 환경과 교육을 황폐화시킵니다. 유급주휴일, 월차유급휴가, 유급생리휴가를 폐지하여 노동조건을 근기법 이하로 저하시키고 파견노동자 등 비정규직노동자를 양산하여 고용불안을 심화시킵니다. 우리는 경제자유구역법 폐기를 위해 지난해말 천명한대로 양노총 공동투쟁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셋째, 임금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 노동제와 공무원노동기본권을 완전히 쟁취해야 하겠습니다. 정부는 노사정위 협상결렬 이후 기존의 노동조건을 대폭 후퇴시키는 안으로 입법을 추진하여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공무원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 채 기만적인 '공무원조합법'을 입법 추진함으로써 공무원노동기본권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근로기준법개악안과 공무원조합법을 폐기시키고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와 공무원노동기본권을 반드시 쟁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 초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쟁역량을 임시국회처리 저지투쟁에 집중시켜야 하겠습니다.

넷째, 조흥은행의 졸속적인 헐값매각 및 전력 배전 분할매각 등 지난 5년간 김대중 정부에 의해 자행되어온 금융 공공부문에 대한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저지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금융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결과 은행은 대형화 독점화 되었고 외국자본의 지배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민영화 중심의 공공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은 공공성을 훼손하고 국민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실업자와 비정규직노동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습니다.

다섯째, 비정규직노동자, 외국인노동자 등 노동시장 약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조직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구호에 머물러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조직화를 반드시 실천에 옮기고 비정규직노동자 보호법안을 법제화시켜야 합니다. 이와 함께 고용허가제 및 노동허가제를 도입하여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채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기본권을 보호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난해 대선 공간에서 야기된 조직내부의 정치적 분열을 하루빨리 치유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대로 노총과 민주사회당을 분리하여 상호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민주사회당이 명실공히 노동자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개혁적 국민정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올해 우리가 해결할 과제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계미년 새해에는 뼈를 깎는 자기개혁을 통해 조합원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의 단결력과 투쟁력을 강화시켜 나갑시다.

새해에는 노동기본권이 신장되고 고용불안 없는 일터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다함께 단결하고 투쟁합시다. 여러분의 가정과 사업장에 늘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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