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해를 정리할 때가 왔네요. 다사다난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역시 노동계에는 크고 작은 뉴스와 사건들이 많았는데요. 돌아보면 아쉽지만 노동계에선 좋은 일 보다 안타까운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그렇죠. 특히 양대노총 사무총국이 유난히 수난을 겪은 해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무총국을 점거하는 농성이 꽤 있었죠?
- 네. 민주노총의 경우 지난 4·2 노정합의에 항의하는 지방 조합원들이 상경해 위원장실을 점거한 일이 있었습니다. 4월 5일 민주노총 중앙위에서 노정합의를 파기하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농성이 지속됐는데요, 농성을 하는 조합원이나 그걸 지켜보는 사무총국 간부들이나 착잡하긴 마찬가지였죠.

* 양대노총 사무총국 점거 '수난'

- 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도 민주노총을 항의방문하고 집기를 부순 일이 있었죠?
- 예. 지난 7월인데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노조가 결성되자 협회 소속 장애인들이 민주노총 사무총국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을 점거하고 집기를 부순 일이 발생했습니다.
- 한국노총 사무총국도 시끄러웠던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 지난 봄에 주5일제 협상이 노사정위에서 난항을 겪고 있을 때 전해투 소속 노동자들이 항의집회를 계속 열었죠. 결국 한국노총 회관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이유야 어쨌든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 또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 금융노조가 항의 방문하는 일도 벌어지기도 했죠. 금융노조 간부 수십명이 용산 한국노총 사무총국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다고 합니다.
- 어떻게 보면 양대노총 모두 한해가 시련의 연속이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 그렇습니다. 굵직굵직한 것만 보더라도 민주노총은 4·2 노정합의 사태에다 보건의료노조가 장기파업에도 불구하고 별 성과 없이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또 현대중공업 전 집행부가 수뢰혐의로 주저앉기도 했죠.

* 줄 잇는 노동계 사건 사고

- 서비스연맹 내분 사태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다 경제자유구역법이 통과되면서 현장의 반발도 컸고, 매일경제의 노조공화국 기사가 문제가 되기도 했죠.
- 무엇보다도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이 1년 내내 감옥에 있는 유고 사태가 지속된 것은 민주노총의 큰 시련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국노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총연맹 위원장 선거과정 중에 3대 비리 문제가 불거졌고 한국노총 모태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철도노조가 상급단체를 변경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 문제로 잡음도 있었구요. 결국 대선 기간 중 16개 연맹이 한나라당 지지 선언을 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지도력 부재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좋았던 일도 꽤 있었던 것 같은데요
- 한국노총은 먼저 숙원이었던 노동자복지센터가 올해 착공한 것을 들 수 있죠. 여기에 개혁특위가 구성되면서 조합원의 개혁요구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부분은 좋은 방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 독자적인 민사당 창당도 달라진 한국노총의 면모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민주노동당 약진 '눈길'

- 민주노총은 무엇보다도 민주노동당의 선전으로 인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한발 다가선 것이 올해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죠. 공공연맹 여성국장인 심재옥 국장이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에 진출한 것도 축하해야할 일 아닙니까?
- 맞습니다. 그리고 전교조 출신 교육위원이 대거 선출된 것과 전교조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것도 기억될만한 일이었습니다.
- 민주노총은 또 조합원수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어난 것도 위안거리로 삼을 수 있겠네요.
-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노동계의 기대도 그만큼 클 것으로 보는데요. 내년에는 노동계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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