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선정위원 30.0%의 지지를 받아 올해 가장 주목받은 노동계 인물로 선정됐다. 노사정 관계자 79명 가운데 24명이 권 대표를 선택한 것.

권 대표는 주로 교수, 시민단체, 기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경영계, 정부, 노동계에서도 고른 득표를 보였다.

이처럼 권 대표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인물로 선택된 것은 지난 6월 지방선거, 12월 대통령 선거에서의 '선전'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당명부제가 처음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정당 득표 8.1%를 얻어 자민련을 누르고 제3당으로 부상한 것은 '깨어보니 제3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건'이었다. 당시 권 대표는 "민주노동당의 8% 득표는 부패와 무능에 찌든 기성정치로부터 억압받고 소외됐던 노동자 서민의 승리이자, 진보정치를 열망해온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높게 평가했다.

권 대표는 또한 이번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세 번의 TV합동토론회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기존 정당에서 쉽게 들어볼 수 없었던 진보정당의 신선한 목소리였다는 평가다. 100만표에 조금 못 미치는 3.9%(95만 7,148표)의 지지를 받았지만 "진보정치의 씨앗은 뿌려졌다",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 이겼다"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쏟아졌다. 권 대표를 올해 인물로 선정한 전문가 그룹 한 관계자는 "합동토론회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인지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진보정당의 이미지를 친숙하게 만드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해낸 주인공이었다"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렇듯 가장 최근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권영길 대표의 활약상은 선정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으로 보인다.

* 차수련 위원장 7개월 장기파업 주도

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위원장이 16표를 얻어 권영길 대표의 뒤를 이었다. 차 위원장이 2위로 선택된 것은 올해 가톨릭중앙의료원, 경희의료원 등 유례없는 병원노조의 장기파업이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병원노조 파업 장기화…보건의료노조 첫 연대파업'은 10대 뉴스에서도 7위를 기록했다. 또 서울지하철노조 배일도 위원장이 12표의 지지를 받아 지난해 4위에서 한 계단 더 올라서는 등 노동계 안팎으로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12표 가운데 11표가 정부, 경영계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밖에 올해 석방돼 금융권 주5일제를 이뤄낸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10표), 노동자 출신 방용석 노동부 장관(8표), 구속 중인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7표), 지난 2월 파업을 벌였던 발전노조 이호동 위원장(7표), 철도노조 김재길 전 위원장(6표), 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6표) 등이 각각 올해 노동계 주목받은 사람들로 꼽혔다.

한편 지난해 노동계 가장 주목받은 인물로는 '재선성공-대우차 정리해고 반대투쟁 지도-검거령-명동성당 농성-자진출두-재구속' 등으로 힘들게 한해를 보낸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이 선정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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