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대 대통령에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전국적으로 100만표에 육박하는 95만7,148표(3.9%)를 얻어 지난 97년 국민승리21 후보로 나서서 얻은 30만표 보다 3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이로서 민주노동당은 지난 6·13지방 선거에서 마련한 제도권 내 진보정당의 대중 정치적 기초를 한층 더 공고히 다진 것은 물론, 오는 2004년 총선에서 진보진영의 숙원인 원내진출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권영길 후보는 노동자 밀집 지역인 울산에서 최고 득표율인 11.41%(5만7,78표)표를 기록했으며 충북 5.75%(4만1,731표), 충남 5.45%(4만9,579표) 강원 5.08%(3만8,722표)를 얻는 등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득표를 보이며 선전했다.

특히 울산을 제외하고 창원(창원 공단), 평택(만도기계, 쌍용자동차 등), 아산(현대자동차) 등지에서 8%를 상회하는 득표율을 기록해 노동자 밀집지역에서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강세임을 드러냈다.

전체 유권자 중 절반 가까이 포진하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권영길 후보는 서울 3.3%(17만9,790표)를 제외하고는 인천 5.02%(6만1,65표), 경기 4.36%(20만9,346표)에서 전국 평균 이상의 득표를 거뒀다.

권영길 후보는 그러나 노무현 돌풍의 진원지인 호남 지역의 경우 1% 안팎의 낮은 지지율(광주 0.96%, 전북 1.41% 전남 1.07%)을 보인 데 그쳤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번 선거결과와 관련해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막판 사표심리와 정몽준 의원의 공조파기로 민주노동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이탈했다"며 "그러나 그 득표수가 얼마이건 간에 민주노동당은 국민들의 마음에 확실히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권 후보는 이어 "노무현 당선자가 개혁적 대통령을 자임한 만큼 개혁적 정책을 힘있게 추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2003년 노동자 농민 서민의 편에서 '유일 선명야당'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진보정당인 사회당 김영규 후보는 전국적으로 0.09%(2만2,063표)를 얻는데 그쳤다.

윤춘호 기자(ych01@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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