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동지들이 나보다 더 아쉬워하는 것 같다. 그럴 필요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없다. 오히려 창당 3년도 안돼 이만큼 성장한 민주노동당이 자랑스럽다."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던 권 후보는 19일 밤 10시 20분 개표가 종반으로 접어들어서고 노무현 후보 당선이 확정되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아쉬움을 표하는 기자들을 오히려 위로했다.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얻고도 현실정치 상황 속에서 모두 득표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가장 소중한 표를 얻었다. 가장 확실하고 분명하게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는 확고한 지지기반을 얻게 된 선거이자 민주노동당이 유일한 희망세력임을 확인한 선거다."

권 후보는 출마했던 그 어느 후보보다 당당하게 '낙선소감'을 밝혔다. 권 후보와 민주노동당에 대한 3.9% 지지율은 당선실패를 의미하는 수치가 아니라 새로운 내일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을 마련한 의미라는 것이다.
또한 선거운동에 대해서도 "당원들과 함께 마음껏 선거축제를 벌였다"고 평가하고 "함께 해 준 지지자들이 최대 자산으로 남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 '정몽준 파동'은 여전히 가슴에 남았다.
"정치인으로서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역시 재벌후보답게 노동자 후보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줬다."
권 후보는 노무현 당선자에게 축하를 전하면서도 "국민들에게 개혁적인 후보로 인식됐기 때문에 진정한 정치개혁에 앞장서 달라. 특히 노동자와 농민들을 살려내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차기 정권에서 대한 가장 비판적인 세력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권 후보는 마지막으로 이제 막 선거출마를 선언하는 사람처럼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다시 국민들과 만날 약속을 했다.
"이제부터 즉각적인 국민참여 정치를 이끌어 낼 것이다. 곧바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새로운 정치, 희망의 정치를 이끌어 낼 것이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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