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서울시내의 역이나 큰 건물주변, 공원 등지에서 잠을 자는 이른바 ‘거리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시내 전체 노숙자 3382명 가운데 시설입소자를 제외한 거리노숙자는 602명에 달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리노숙자 374명에 비해 62%나 늘어났으며 올들어서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들 거리노숙자는 서울역 주변 234명, 종묘공원 115명, 영등포역 주변 105명, 쁘렝땅백화점 47명, 지하철 시청·을지로 입구역 24명 등 역주변이나 큰 건물주변, 공원 등지에서 주로 노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노숙자중에는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쪽방이나 자유의 집 등에서 거리로 나오거나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많아 지방의 경제위기 도래와 함께 서울시의 노숙자 관리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해식(한나라당·강동2)의원은 “서울시가 노숙자에 대한 자활·재활대책 없이 자유의 집 등 노숙자 시설에 입소시키는 데만 주력하다보니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며 “앞으로 공공근로 예산마저 줄어들면 거리노숙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노숙자 대책반 김경환 운영지원팀장은 “계절적인 요인에다 노숙자쉼터의 메리트가 크지 않고 지방에서 상경한 노숙자가 많아 거리노숙자가 급증한 것 같다”며 “추석전까지 관할 자치구와 합동으로 밀착상담하는 등 거리노숙자 특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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