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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철폐 100만인 서명운동 중간점검>-"서명운동 거 힘드네"11월말 현재 서명자 25만여명 참여…목표치 100만에 턱없어
'100만 대 21만.'
지난 9월 4일부터 시작된 '비정규직 철폐 100만인 서명운동'이 지난 8일 중간 집계된 결과 목표 수치에 크게 부족한 21만2,032명으로 나타났다. 서명운동본부는 오는 22일 전국에서 동시다발 캠페인을 벌이는 등 막판 집중활동을 벌여 이달 말까지 5만여명의 추가 서명을 받는다는 계획이나 목표치인 100만명에 턱없이 부족하긴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 급박한 정세와 관성화된 사업방식
'100만명'을 목표로 설정한 데서 보듯, 포부가 컸던 서명운동이 현재 용두사미 형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하반기 노동계의 우선순위 과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노동계 내부에선 하반기 '3대 노동악법' 저지투쟁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서명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노동계 관심이 온통 3대 노동관련 법 개악 저지에 쏠리면서 서명운동이 묻혀버린 것이 사실"이라며 "서명운동을 입안했던 올해 초에만 하더라도 노동법개악 문제가 하반기에 지금처럼 쟁점화될 줄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서명운동이 부진한 데는 '관성적인 접근'도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서명운동의 애초 목표가 정규직노동자와 국민들에게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에 대한 공감대와 관심을 끌어내자는 취지였지만, 실제 서명을 받아야 할 현장에선 포스터 한 장 붙여놓거나 설명서를 비치해 놓는 게 고작이다. 사업 담당자가 없는 곳도 허다한 실정"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상급단체에서 내려온 지침이라서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인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서명운동의 '사전 작업'으로서 조합원들이나 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교육, 홍보의 기회가 충분치 않은 실정과도 관련돼 있다. 실제 한 대기업노조 관계자는 "딱히 비정규직에 대한 조합원 교육, 홍보가 없는 상태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며 "이렇다보니 조합원들도 '노조가 하자니까 한다'는 식으로 대하는 게 사실"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비정규직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깊지 못한 상태에서 보다 적극적인 홍보 계획과 프로그램이 부재하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노동당 이해삼 비정규직권리찾기 운동본부장은 "비정규직 100만인 서명은, 잇따른 미군범죄에 비판적인 사회분위기 아래서 국민들이 비교적 쉽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여중생 사망 진상규명 촉구서명'과 분명 다르다. 그만큼 국민들에게 다가가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내용이 많은 것이다. 구체적이면서도 실속있는 선전계획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예서 그칠 순 없다" 시한연장 검토
그럼 어떻게 해야 매듭을 풀 수 있을까. 본조 상근 간부가 없는 전국학습지노조가 두 달여 동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60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비조합원·시민들을 대상으로 3,500여명의 비정규직 철폐 서명을 받은 사례는 그래서 관심을 모은다. 노조 이소영 위원장은 "비정규직인 조합원들이 자신의 문제인 만큼 관심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미 올해 초부터 특수고용직 노동권 인정 서명운동을 자체로 진행했던 게 도움이 됐다. 경험상 시민들에게 생소한 이런 서명(비정규직)의 경우는 가판을 펼쳐놓고 그들이 다가오길 기다리기보다는 담당자들이 짤막하나마 설명 요지를 숙지하고 직접 서명용지판을 들고 다니면서 시민들을 설득하고 호소해 서명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비정규직철폐 100만 서명운동본부 참가 단체들은, 이번 서명운동이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새 정권이 들어선 뒤 본격화할 비정규직 관련 법개폐 촉구운동의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활동시한을 내년 상반기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서명 결과가 미흡한 상태에서 운동을 마감할 경우 거둔 성과가 없다는 문제는 물론, 이후 비정규직 관련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
한 비정규직노조의 위원장은 "유의미한 사업이다. 법개정이라는 최종 목표를 두고 시작한 만큼 이대로 끝내선 안된다. 서명운동도 제대로 못하면 더 힘겨운 싸움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 활동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고 참가단체들이 심기일전해 대선 국면을 활용하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경제자유구역법 저지투쟁이 비정규직 문제와 연관돼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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