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간의 대화가 구속 및 수배자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진통을 겪으며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환자들의 고통과 불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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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환자들은 대학. 종합병원 교수들이 외래진료를 거부하고 있는데다 대형병원 응급실, 중환자실도 평소보다 축소된 인원이 비상체제로 편성돼 몰려드는 환자수에 비해 턱없이 손이 모자라자 진료공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그 동안 문을 닫았던 동네 병. 의원 중 폐업을 중지하고 진료를 재개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큰 대형병원의 진료마비사태가 계속되고 있어 환자들의 불편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 대학. 종합 병원 = 15일이 광복절 공휴일임에 따라 각 대학. 종합병원은 외래진료환자는 받지 않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만 비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동네 병. 의원 폐업에 따라 환자들이 대학. 종합병원 응급실로 몰려들었으나 이들 병원 응급실에는 파업에 참여한 의사들이 자원봉사형태로 평소보다 대폭 축소된 인원만 진료에 나서 혼잡을 빚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응급실에는 전문의 3명을 비롯 7명의 의사들만이 자원봉사형태로 근무했으며 환자들이 몰려 규정침상 58개를 초과한 81개 침상에 환자들을 수용, 만원을 이뤘다.
특히 일부 환자들은 응급실이 공기가 탁하고 환자들로 붐비자 본관로비 의자에 누워 잠을 청하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도 오전 10시까지 전날보다 10여명이 많은 44명의 환자가 방문하는 등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환자들이 점차 늘고있다.

병원측은 의료공백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응급수술환자나 장기약투여 환자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붙이기도 했다.

이밖에 고려대 병원이나 한양대 병원, 삼성의료원 등 대형병원 응급실에도 평소보다 많은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환자들 불만 확산 = 정부와 의료계간의 협상이 불투명해지자 환자들은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며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고 진료공백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암투병중인 시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김혜진(24. 여.서울도봉구 창동)씨는 "환자들은 계속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가 아플 지 불안해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빨리 파업이 끝나고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폐질환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중인 김모(62. 광주시 북구 신안동)씨는 "지난달입원예정이었으나 의료대란으로 연기돼 어제(14일) 사정사정해 겨우 입원했다"면서"입원해도 제대로 치료는 안하고 혈압만 재고 있는데, 사람이 죽어야 정신을 차릴 참이냐"고 분개했다. 같은 병원에서 간경화를 앓고 있는 남편을 돌보고 있는 박모(62. 여.전남 순천)씨는 "8일 남편이 응급실에 입원한 후 방치하다가 어제서야 미숙한전 공의들이 복수를 뺐는데, 실습하듯 여기저기 주사기를 짤러댔다"며 "미숙한 진료에 대한 피해는 어디서 보상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동네 병. 의원 및 보건소 = 의료계 폐업 장기화에 대한 여론이 점차 악화되자 14일까지 문을 여는 동네 의원들이 속출, 전체 폐업참여율이 50%를 밑돌았으나 15일은 공휴일인 관계로 문을 닫아 보건소와 동네 병원 응급실로 환자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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