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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재현되는 교원특별법의 오류
갑자기 '청천병력'과 같은 말이 들려왔다.
노동부가 15일 국무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날 같이 통과한 공무원조합법에서 노조 명칭을 못 쓰는 공무원조합은 상급단체 가입은 물론 다른 노조와의 일체의 연대도 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입법예고안에서 '연대 금지'라고 애매모호하게 표현돼 있었다며 법무부 등이 조항을 강화하는 수정보완을 요구한 결과였다.

이는 노동부도 인정했듯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선 노동3권의 가장 기본적인 단결권을 침해한 것이며, 국제노동기구(ILO)의 87조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을 위배한 것이다. ILO 협약 제87조는 노동자는 스스로 단체를 설립할 수 있고, 상급단체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

정부는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정부는 지난 노사정위 논의 과정에서 단지 표현상의 문제일 뿐 실체는 '노조'이지만 명칭만 '조합'으로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일본도 공무원조합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노동부 관계자들은 일본의 공무원조합이 상급단체 가입을 금지하고 타노조와의 연대 활동을 막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흔히들 과거의 잘못된 전철을 되밟지 말라고 한다. 정부는 과거 교원노조법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까먹은 것인지 모르겠다. 전교조 투쟁이 봇물 터지자 91년도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었다가 이것도 역부족이자, 97년 '교섭·협의권'을 인정하는 한번의 개정을 거친 뒤 결국은 99년 지금의 '교원노조법'을 만들어야 했다. 처음부터 '교원도 노동자'라고 인정했다면 8년 세월 동안 이런 진통은 않았을 것이다.

지금 공무원조합법도 교원노조법과 닮은 꼴로 가고 있다.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것을 끝내 인정하지 않는다면 공무원조합법은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고, 공무원노조는 끝내 법외노조로 남아 노정갈등의 악순환만 되풀이되는 '잘못된 전철'을 되밟게 될 것이다.

연윤정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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