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산별노조 건설을 결의한 민주화학섬유연맹(위원장 오길성)이 내년 2월을 목표로 한 일정과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지난 1, 2일 산별노조 건설을 위한 중앙·지역 조직국장 수련회를 가진 연맹은 이달 단위노조대표자 수련회, 중앙위원회 등을 거쳐 오는 30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구체적인 산별노조 건설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된 방침에 대한 재토론과 단위노조 결의를 거쳐 내년 2월 화학섬유노조(가칭) 창립대의원대회를 연다는 게 연맹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직형태는 본조 아래 현 지역본부를 지부로, 모든 단위노조를 지회로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민주노조 운동의 주된 흐름이라는 대의를 떠나서라도 △현 정부가 들어선 뒤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화학, 섬유, 고무, 제지 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기업별노조의 한계와 △지난해 울산화섬 3사 파업 후유증으로 인한 조직적인 부담 등은 반년 동안의 준비기간이라는 초고속 산별노조 건설 작업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사무금융연맹이 산별전환을 유보하고 금속노조가 여전히 중소기업위주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민주화섬연맹의 움직임은 더 주목되고 있으며 스스로도 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논의해 올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결의했다고 하지만 현장교육 등 실질적인 준비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것.

연맹 최신영 부위원장은 “준비기간이 부족하고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이외에는 뚜렷한 공동투쟁 성과가 없다는 점이 주위의 우려를 산 것은 당연하고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현재 연맹 내(전체 150여개 사업장) 조합원 500명 이상 21개 노조 가운데 3-4개 노조가 현재로서는 산별전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기업노조 상태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는 개별 사업장에 대한 구체적인 예상은 이르다는 게 연맹측의 설명이다.

특히 3년 공동투쟁의 경험이 있는 광주전남지역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대기업노조보다는 활동이 거의 유명무실해진 소규모 노조가 문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연맹은 30일 임시대의원대회 뒤 내년 2월 출범까지 두 차례에 걸친 전 조합원 교육과 단위노조 결의, 세 차례의 조직분석을 계획하고 있으며 전체 단위 사업장의 100% 산별전환 결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준비기간 부족과 타 연맹 사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산별 건설시기를 늦출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산별 건설 이후가 더 문제인 만큼 내년 2월에 반드시 산별 전환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