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대부분이 정부의 재벌정책이 일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고, 현재 기업경영의 최대 애로점으로 노사문제를 꼽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대기업들은 특히 하반기 경기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보고 투자를 유보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의 경영위협 요인으로는 중국의 추격과 미국 및 한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들었다.

본지가 12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대기업 회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답변에 응한 이들은 조양호 대한항공그룹 회장, 류진 풍산 회장, 김형벽 현대중공업 회장, 민경훈 두산건설 회장,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등이다.

이들의 입장표명은 삼성 LG SK 현대차 등 국내 4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경영’ 강화 움직임(본보 9월 10일자 1면 머리기사 및 17면 관련기사 참조)과 같은 맥락으로 기업경영 환경이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재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해 풍산 류 회장 등 4명은 오락가락한다고 답했고 대한항공 조 그룹회장은 ‘모르겠다’ 고 대답, 주5일근무제나 부당내부거래조사 등을 둘러싼 불편한 심기를 내비췄다. 경영의 최대 애로에 대해서는 노사문제를 △정부규제 △현재 경기 불투명보다 심각한 사안으로 꼽았다.

미래 경영위협 요인에 대해 응답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중국의 추격을 지목했고 이어 미국 경제와 우리 경제의 동반침체라고 밝혔다. 투자계획과 관련해 풍산 류 회장을 제외한 4명의 응답자들은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다.

하반기 및 내년 경기전망에 대해 대부분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두산건설 민 회장은 비슷할 것으로 봤고, 주5일근무제는 모두국제기준에 맞춰 수정할 경우 반대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최근 쟁점화되고 있는 금리 수준과 관련, 두산건설 민 회장만 현재보다 올려야 한다고 한 반면, 현재 수준 유지가 주를 이뤘다. 적정환율은 대부분 1200~1250원 선을 제시한 반면, 조 회장은 1150~1200원을 지목했다.

연말 대선과 관련,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 모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정경분리’ 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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