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인력이 뜨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때문에 부업을 원하는 주부들의 사회 진출 욕구와 맞물려 주부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추석 대목을 맞아 아르바이트 인력을 모집하면서 주부 비중을 대폭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전체 배송인력 3500명 가운데 40%를 주부사원으로 구성했다.

신세계도 아르바이트직 가운데 주부 비중을 올해초 30% 수준에서 최근 40%로 늘렸다. 신세계의 장혜진 과장은 “주부 배달요원은 대학생보다 서비스를 세심하게 하는데다 가정에서 선물을 받는 주부들도 안심하고 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할인점업계 캐셔(계산대 근무원)자리도 아줌마가 장악했다. 신세계 이마트에만 2000여명의 주부가 근무하는 등 전체 할인점 업계의 주부 캐셔가 8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 김대식 과장은 “주부들은 비정규직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며 “할인점업계의 점포 확장경쟁과 함께 주부 인력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학습지 등 교육업계 주부 선생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대교의 눈높이마케팅팀 김옥희씨는 “매달 600명씩 교사를 신규모집하는데 70~80%가 주부”라며 “눈높이 선생님 1만5000명중 1만2000여명의 주부교사를 포함, 전체 학습지 업계에 최소 4만~5만명의 아줌마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정수기 업계도 마찬가지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98년 700명에 불과했던 정수기 점검 주부사원이 최근 7000명으로 늘어났으며 연말까지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80년대 중반 사라졌던 ‘화장품 아줌마’ 도 부활, 4만명을 웃돌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줌마 인력을 동원하는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은 최근 매년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 홍보팀 성유진씨는 “수입을 늘리는 동시에 화장 기술도 배우며 멋을 내는 재미에 주부들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생명보험 시장에서도 최근 남성설계사들의 진출이 늘기는 했으나 여전히 15만여명의 주부들이 뛰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우란 연구원은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아줌마들의 비정규직 진출은 가구 소득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며 이 같은 현상은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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