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의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학가의 올해 8·15 통일행사도 여느 해보다 훨씬 다채로운 내용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학생들도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남북 공동선언과 장관회담의 정신을 존중하겠다”면서 “오는 13∼15일 한양대에서 통일대축전 행사를 개최, 판문점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3일부터 ‘서울대 통일주간’을 마련,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통일 관련 퀴즈행사)’ ‘통일학교’ ‘통일 기원 관악산 등반’ 등의 행사를 가졌다.

7일 오후 8시부터 사흘 동안 본부 앞 잔디밭 등에서 ‘불가사리’ ‘도시처녀 시집와요’ ‘꽃파는 처녀’ 등을 상영하는 북한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경찰도 과거와 달리 북한 영화 상영을 막을 계획이 없어 평화로운 행사가 될 전망이다.

대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도 많다. 연세대 문과대학생회는 9일 오후 서대문구 연희동 캠퍼스 정문 앞에서 학내 단체와 지역 노조 등 시민단체와 함께 ‘6·15 공동선언 지지 통일 한마당’이라는 공연을 연다.

숭실대 학생들은 노천극장에서 지역 주민을 초청 노래자랑, 팔씨름·축구대회, 연극 등을 함께 즐기는 ‘통일한마당’행사를 개최한다.

광운대 학생들은 11일 ‘노원구 통일축전’ 행사를 상계동 근린공원에서 사회단체 및 지역 주민들과 열 예정이다.7일 오후에는 성북역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실물 크기로 확대, 이를 배경으로 즉석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서울대 통일축전준비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지리학과 학생회장 이정호(지리교육과 3년)씨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느낌”이라면서 “경찰 등 공권력과 물리적 충돌도 없어 학생들의 호응도 아주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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