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더라도 질병이 근무환경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서태환 판사는 22일 여성경찰관 조모씨가 "겨울철에 외근업무를 수행하다 말초신경 등의 손상으로 손과 발 등에 통증이생기는 '레이노병'에 걸렸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경찰관 임용 당시 아무런 피부질환이 없었는데 일선 경찰서 교통지도계에서 추운 날씨 속에 외근업무에 종사하다 레이노병에 걸린 점이 인정된다"며 "이 병은 발병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추위에 노출됐을 때 촉발된다는 의학계 소견이 있는 만큼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재작년 1∼8월 경기도 모 경찰서 교통지도계에 소속돼 관내 55㎢를 순찰하며 교통단속 등의 외근업무를 수행하다 두 손과 발이 시리고 아픈 증상이 생겨 병원에서 레이노병 진단을 받았다. 이에 요양승인 신청을 냈으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직무와 질병간의 인과관계가 없다며 요양불승인 결정을 내리자 작년 8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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