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민족공동행사와 관련, 남북 노동계는 지난 16일 오전 9시 서울 워커힐 호텔 1층 무궁화홀에서 부문 상봉모임을 갖고 '노동자가 앞장서 조국을 통일하자'는 내용의 조국통일 결의에 서명했다.

리진수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의 북측 대표단은 이날 모임에서 미리 준비한 "노동자가 앞장서서 6.15 공동선언을 철저히 고수하고 관철해 우리 민족끼리 조국을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내용의 '조국통일 결의서명'을 남측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과 민주노총 백순환 비대위원장, 리진수 직총 부위원장 등이 먼저 결의문에 서명했으며 최창만 직총 통일부 부장 등 북측 대표 3명과 남측 산별대표 30여명도 차례로 서명했다.

또한 이날 모임에서 문선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 직무대행은 지난 97년 처음 개최된 이후 한번도 열리지 못한 경평축구대회를 정례화하는 것을 포함, 남북 노동자 문화제 개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상봉모임은 통일을 주제로 가벼운 환담이 오갔으며 구체적인 이후 활동계획 등과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현장조합원들과 손이라도 잡아보고 남쪽 노동자들의 통일열기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했는데 행사가 너무 호텔에서만 진행됐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민주노총 백순환 비대위원장도 "오늘 모임에서 정세 상 민감한 문제는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분단 이후 남북 노동계가 서울에서 만났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대노총은 개별현안에 대해서는 북측과 실무협의 등을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리진수 직총 부위원장은 "남북 노동계급 운동이 외세와 반통일 세력들을 물리치고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데 의견일치를 본 것은 큰 성과"라며 "남쪽 노동자들과 상봉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양대노총 조합원 3,000여명은 지난 15일 건국대 대운동장에서 통일염원 노동자대회를 갖고 국가보안법 철폐, 평화협정 체결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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