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노조의 파업이 휴가기간을 건너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롯데호텔과 사회보험노조의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까지 하면서 투쟁하고 있고, 노동부까지 중재에 나섰던 것에서 보여지듯 롯데호텔노조의 파업은 전국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롯데호텔처럼 서비스 업종이고, 여성이 절반이나 되는 사업장에서 한달 가까이 파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게다가 롯데호텔노조는 그동안 파업 경험도 거의 없다. 그동안 대형 파업은 대부분 노사분쟁이 빈발하던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롯데호텔노조 파업이 상당히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롯데호텔노조의 파업이 시작될 때만해도 파업이 이렇게 장기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장기화되고 있다. 파업초기에 공권력 투입이 불에 기름을 붓듯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달이 다되도록 극한 대치를 하고 있는 것은 뭔가 좀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 분명한 것은 현재 롯데호텔 노사간의 불신의 벽이 높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달이 넘는 대치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불신의 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교섭은 어려워지는 법. 실제로 노사교섭이나, 노동부 중재에서도 이런 노사간의 불신은 큰 장애물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불신은 그동안 롯데호텔 노사관계 속에서 잉태가 된 것이다. 롯데호텔노조 관계자도 이번 파업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IMF과정에서 인원감축,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근로조건 저하 등등 불만이 쌓여 왔다는 것이다. 그것은 롯데호텔노조의 성희롱 집단고발에서도 간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한달이 다되도록 1천여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뙤약볕 아래서 농성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쌓인 불만이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롯데호텔 파업사태를 푸는 것은 단순히 교섭 절충안을 만드는 식의 접근 방법으로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정부의 중재역할도 단순히 노사 양측의 주장을 절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측의 그동안 노무관리의 문제점부터 진단하는 근로감독과 같은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호텔노조 파업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이 증폭될 소지를 안고 있다. 민주노총은 조직력을 동원해 투쟁해 나가겠다며 휴가기간 이후 투쟁일정을 구체화 해나가고 있다. 게다가 단병호 위원장이 10일이 넘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노총은 투쟁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더 지체할 경우 노사정간의 갈등은 더 불거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상처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롯데호텔 파업사태는 이번주가 고비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번주가 지나면 민주노총은 8월15일 전국집회 등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민주노총과 정부는 하반기 내내 대립구도를 형성하게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는 개각으로 상당수 정부 정책책임자들이 교체된다. 새로운 노동정책 책임자가 누가 되든 롯데호텔 파업사태는 일차적인 해결 과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내각의 첫 번째 노동현안이라는 점에서 롯데호텔파업사태의 해결은 노동계의 개각에 대한 평가를 좌우하는 시금석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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