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 양국은 4년 만에 재개된 이번 협상에서 '조속히 개정하되 양측의 관심사가 고려될 것' 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도출, 이를 공동발표문으로 만들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상징적이고 선언적 수준이기는 하나 일단은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여전히 까다로운 조건들을 제시하거나 구체적 대안을 내놓지 않아 조속한 협상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결산〓미측은 과거와 달리 한. 미 SOFA를 다양한 분야에서 개정할 수 있다는 적극적 입장을 밝혔다.

그런 뒤 양측은 미군 피의자의 신병인도 시기를 기소시점으로 앞당기기 위한 형사재판 관할권 문제와 환경. 노무.검역.보건.시설구역 등 기타 분야로 나눠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미측은 분야별 협상을 구체적으로 진행할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아 주로 우리의 입장을 듣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양측은 또 민사소송절차 조항을 신설하되 미군이 가해자인 대물 교통사고는 형사입건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 사실상 타결지었다.

◇ 쟁점〓양국은 그러나 각론에서는 여전히 극심한 의견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피의자 신병인도 시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미측은 신병인도 시기를 검찰의 기소시점으로 앞당기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3년 이하 형사사건에 대한 재판관할권 포기 ▶피의자 대질 신문권 보장 ▶재판관할권 행사 대상 범죄의 조문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환경분야에서는 "환경보호 의무조항을 신설하자" 는 우리측 요구에 미측은 "중요성을 인식한다" 는 선언적 조항만 만들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군부대 내 한국인 근로자 노동권과 미군 농산물 검역, 통관 및 관세 등에 대해서는 미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않아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 전망〓 "쉽게 타결지을 것이라는 기대는 어불성설" 이라고 협상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북미국장은 전망했다.

적어도 3~4차례 협상을 거쳐야 양측의 의견조율이 가능하고 최종타결 과정에서는 양국 고위 당국자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측은 이번 협상 때 우리의 안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협상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면서 "몇 차례 회담을 벌여 의견차를 좁힌 뒤 고위 당국자 회담을 통해 결론날 것 같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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