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신 영토확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확장분야는 과거 제조업 등 ‘굴뚝산업’에서 이젠 인터넷·전자상거래등 첨단업종으로, 확장방식 역시 종전 ‘중후장대’형 거대기업에서 ‘경박단소’형 벤처기업 형태로 바뀌고 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금년도 대규모 기업집단이 신규지정 된 4월15일 이후 30대 그룹은 총 54개의 계열사를 신규 설립하거나 인수하고, 18개 계열사를 분리·처분했다. 이로써 석달여만에 30대 재벌의 계열사수는 544개에서 580개로 36개나 늘어났다.

신규 계열사는 대부분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 첨단분야로 전체의 절반인 27개에 달했다. 특히 삼성그룹은 7월 한달 동안 ㈜오픈타이드코리아 ㈜이누카 등 8개의 인터넷·전자상거래 관련 계열사를 신설하는 등 4월 이후 이 분야에서만 계열사를 14개나 늘렸다.

30대 재벌의 늘어난 계열사수 가운데 약 40%가 삼성에 집중된 셈이다.

현대와 SK, 한화, 동양 등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계열사를 2개씩 신설했다. 이들 첨단분야의 신설계열사들은 대부분 모기업과 종업원 등이 출자하는 벤처기업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인터넷 분야를 포함, 계열사를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는 그룹은 삼성을 비롯, SK와 코오롱 제일제당등 주로 ‘오너 2세’체제가 출범했거나, 준비가 한창인 재벌들로 이같은 인터넷·벤처형 신 영역확장 역시 이들 오너2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문어발식 대규모 확장경영과는 차이가 있지만, 인터넷과 벤처형 확장으로 계열사수와 업종을 마구 넓혀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로운 경제력 집중과 시장지배 심화의 문제점에 대해 면밀히 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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