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오는 7일께 단행될 개각을 앞두고 막바지 인선작업을 벌였다. 김 대통령은 3일에 이어 4일에도 홍순영 주중 대사 등 새로 임명한 대사 18명에 대한 신임장 수여식외에는 일정을 잡지 않고 각 부처별로 적임자를 뽑기 위한 검토를 했다.

박준영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인사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받았고, 그동안 교체장관 및 후임 등에 관해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재 2∼3배수로 대상을 압축해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국가미래를 위한 개혁의 완수,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이행, 민주적 제도와 관행의 정착, 사회적 갈등의 해소 등을 향후 과제로 놓고 이에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결정된 사람에 대해서는 주말에 혹 발견되지 못한 비리 등 결격사유가 있는지에 대한 최종적인 점검을 거쳐 통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작업을 맡고 있는 정영식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휴가를 보내 김 대통령의 구체적 낙점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경제팀 수장은 현 경제팀에서 나온다.

김 대통령이 당초 개각을 구상하게 된 것은 집권 후반기라는 시기적 상황도 있지만 현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개각의 성패는 따라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경제팀이 구성되느냐 여부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거시적 측면에서의 경제성적표는 괜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팀이 전원교체되지 않으리란 전망은 이래서 나온다.

그러나 제한적으로 현 경제팀 일원을 바꾸거나 자리바꿈식의 교체가 많을 경우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그래서 김 대통령은 현 경제팀 중 한 명 내지 두 명 정도만 남겨둔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안정성과 관료사회의 장악을 위해 팀장인 재경부 장관에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이나 이기호 경제수석을 앉히고 개혁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경제수석을 경제수석 등 자리에 배치, 조화를 꾀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관계자는 "현 경제팀에서는 방향을 잡는 자리에 한 사람 정도가 배치되고 자리바꿈식의 교체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기업구조개혁의 현장사령관인 금감위원장에는 시장을 잘 알면서 실행력을 갖춘 인물을 배치할 예정이다. 당장 닥친 현대문제 해결을 확실히 처리해 시장을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권의 부실채권처리와 기업개혁의 가속화를 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뚝심있는 강성인사들로 평가되는 인물들이 이 자리에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부총리로 승격돼 인력개발정책을 총괄하게 되는 교육장관에는 송자 명지대 총장과 장을병 전 의원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송 총장의 경우 최근 정부 인사에서 어느 자리에 낙점됐다가 갑자기 취소된 적이 있어 김 대통령이 교육장관을 염두하고 취한 조치가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치열한 로비전

개각이 임박함에 따라 정·관계를 중심을 자리다툼과 입각저지를 위한 로비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어느 자리에 누가 결정됐다더라"는 식으로 여론을 몰고 가려하고 있고 관가에서는 비관료출신의 입각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자리지키기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언론의 보도내용에 대해 "그 방향은 잘못된 것 같다"는 식의 물타기를 시도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위관계자는 "개각을 하고자 했던 그 방향성을 절대 잃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의 행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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