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정책건의 자리가 노조 성토대회로 변질
연구단지 기관장들이 우려할 만한 노사관을 피력해 노사간에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7월28일 오후 2시부터 대덕 롯데호텔에서 대덕단지 기관장들과 이상희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위원장(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과학기술계 현안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연구소 기관장들의 노조성토대회는 이들의 노사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 H연구소는 화합을 주장하지만 노조 고립화정책을 펴는가하면, 정당한 문제제기도 노조가 하기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는 기관장도 있다. 또 간담회 때 S연구소 소장의 노조무용론, K기관장의 '노조는 골치아프다'는 골머리론, G연구소의 기관장의 노조는 기관운영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엄살론이 등장했으며, 심지어 노동부 무책임론도 등장했다. 국가정책을 논의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이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과학기술이 처한 현실을 외면한 채, 갑자기 노동조합을 성토하는 자리가 돼 버렸던 것. 연구단지는 올 3월부터 임금과 단체협약갱신을 위해 6개 기관으로 나누어 공동교섭을 하고 있다. 그중 임금9.3%+α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합의한 산자부를 제외한 5개 연구기관의 교섭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유를 찾아보면 예산 등이 기관별 편차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기관장들이 생각하는 노조관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재미있는 것은 문제의 발언을 한 기관들은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모두 노사관계가 원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도 이러한 기관장들의 시대착오적인 노사관에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진정 현장중심의 과학기술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해야 할 때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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