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정권 들어 노동기본권 신장, '양질의 노동' 참여"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90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한국 노, 정 대표들이 각각 연설에 나서 한국의 노동현실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하고 나서 눈길을 모았다.

이날 민주노총 비대위 정용건 부위원장은 한국 노동자 대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정 부위원장은 "ILO는 '양질의 노동' 관련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양질의 노동이 실현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기본권의 인정에 기초한 사회적 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경제위기와 구조조정의 결과로 전체 노동자의 60%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했고, 이들은 똑같은 노동을 하고도 정규직 임금의 50%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 부위원장은 "한국 정부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억압, 탄압함으로 양질의 노동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를 부정하고 있다"며 "한국정부는 지난 4년 반 동안 민주노총의 단병호위원장을 포함하여 762명의 노조 간부를 구속했고 현재도 39명의 노조간부가 구속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뤄진 노동법 개선은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투쟁이 결합된 결과로서, 한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내재된 결사의 자유는 양질의 노동과 사회적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측은 노동계와는 상반된 내용의 기조연설에 나섰다. 방용석 노동부장관도 이날 한국 정부 대표로 기조연설에 나서, "한국의 국민의 정부는 지난 4년동안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라는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경제개혁, 노동기본권 신장, 삶의 질 향상 등에 있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며 "지난 97년 금융위기 이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직업안정기관의 확충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전개하고 고용보험의 적용확대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 장관은 "ILO의 양질의 고용 의제와 관련된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 장관은 12일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을 면담하는데 이어 미국, 중국, 일본, 이란 등의 노동장(차)관의 면담을 갖고 양국간 노동분야 협력증진 방안과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협의한 후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밖에 이에 앞서 지난 10일 ILO 총회에 참여하고 있는 경총의 조남홍 상근부회장은 3년임기의 이사에 피선, 연속 3회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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