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정책 등에 있어 재계의 입장을 강력히 대변해온 자유기업원 신임 원장에 민병균(閔丙均·59) 전 장은경제연구소 소장이 최근 취임했다.

벤처기업으로 떠난 공병호(孔柄?) 전 원장의 뒤를 이어 자유기업원을 맡게 된 민원장은 “지금은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맞는 만큼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관치금융 청산’을 강조하는 등 앞으로 만만찮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자유기업원은 앞으로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둘 것인가.

“미국 해리티지 재단의 활동처럼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
동 및 창의를 고무시키는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을 어떻게 보는가.

“정부는 하루빨리 관치금융을 청산해야 하고 경제에 대한 개입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결자해지와 위기관리차원에서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관료들은 빠른 시일 내에 구조조정을 마치고 ‘작은 정부’로 변신해야 한다. ”

―정부가 언제쯤 관치금융을 청산해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외환위기를 맞게된 데는 ‘관치금융’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정부의 금융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위기관리차원에서 악화된 경제를 치유하면서 경제관료들은 몇 년 전의 교훈을 망각한 느낌이 든다. 2단계 구조조정이 끝나면 정부개입을 줄여나가야 한다. ”

―보수주의적 입장에서 현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의약분업이나 사회보험 남북관계 등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진보주의적
인 입장인 것 같다. 이런 입장은 좋으나 비판도 할 수 없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

―현대사태에서 보듯 재벌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

“기업집단이라는 의미에서 재벌은 문제가 되지 않고 일부 오너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문제가 될 뿐이다. 자유기업원은 현실도 모르는 채 재벌을 정서적 차원에서 마구 때려잡는 분위기를 비판할 뿐이지 비윤리적인 개인을 변호할 생각은 없다. ”

―앞으로 정부와 재벌과의 관계는….

“정부가 자기 할 일만 제대로 하면 재벌문제는 모두 풀린다고 본다. ”

충북 청원출신인 민원장은 한국은행을 거쳐 한국외국어대 교수와 한국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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