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찬반투표·17일 대의원대회·31일 위원장 선거 예상


노조설립 55년만에 간선제의 멍에를 벗기 위해 이달 중 직선제로 본부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방침을 선언한 전력노조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력노조는 2일 대의원대회를 공고하고 15일 뒤인 17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직선제 규약개정을 처리하기 위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는 8일께 실시할 계획이다.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려는 것은 조합원 총의를 명분으로 규약개정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기정사실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직선제 반대 세력의 입지를 최대한 약화시키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전력노조는 현재 조합원들의 70%가 90년도 이후 입사한 젊은 층으로 개혁 요구가 강한 만큼 규약 개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초 분회장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70%가 직선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전력노조는 직선제와 총회 규정 등을 포함한 규약 개정안을 2일 발표할 계획이다.

대의원대회에선 규약개정뿐 아니라, 노조의 선언과 강령도 개정된다고 한다. 개정될 선언과 강령에는 노동자의 사회적 책임과 연대, 주체적 역할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규약개정이 통과되게 되면, 곧바로 선거체계로 돌입하게 된다.

전력노조의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선거공고가 10일, 선거운동기간이 15일로 돼 있어 이달안으로 선거를 끝내기 위해서는 선거관리규정의 특례조항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8월 31일 하루로 예정돼 있다.

이번 전력노조의 선거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부분은 현 오경호 위원장의 출마와 당선여부다. 오 위원장은 이미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고, 낙선했을 경우에는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이다. 오 위원장은 직선제 선언의 이면엔 당선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불편함을 표시하며, "직선제 선언은 조합원들의 뜻이고, 공약이어서 지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력노조는 다양한 사무직·상용직·기능직 등의 직급과 발전소·송전·배전 등 직군으로 구성돼 있고 직급과 직군별로 이해관계도 다양하며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입장 차이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 각 직군의 이해관계 실현을 내세워 후보가 난립할 경우 그 후유증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