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과 숙박비 등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계속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국내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도 계속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어서 불법체류자들을 합법근로자로 전환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싼 대신 생산성은 떨어져=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취업중인 산업연수생과 불법체류 근로자를 합친 외국인 근로자(남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3183원이다.

이들은 잠자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업은 기숙사나 숙박비를제공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숙박비(1인당 월 16만3000원)를 합치면 이들이 받는 총 임금은 시간당 3804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내국인 근로자 4833원의 78.7% 수준이다.

반면 노동연구원은 동일 제조업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내국인의 76.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결국 기업 처지에서는 임금으로 나가는 돈과 생산성을 생각하면 내국인을 쓰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희망 기업은 늘어=노동연구원 조사 대상기업의 90.7%가 외국인을 쓰는 이유로 '국내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유길상 노동연구원 고용보험연구센터 소장은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 대부분이 제조업체"라며 "서비스업종에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고공장일을 하려는 사람은 줄면서 생산직 인력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를 쓰고 있는 기업의 59.4%는 '계속 외국인을 쓰겠다'고 답했고 29.1%는 '외국인 채용을 더 늘리겠다'고 답했으며 불법취업자 문제 해결방법을 묻는 질문에도 54.2%가 합법적인 근로자신분으로 외국인력 도입을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교수ㆍ공무원ㆍ의사 출신도 있어=이번 조사대상 외국인 근로자 1003명 중 25% 가량은 본국에서 특별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인 것으로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무원(38명), 교사(76명), 의사(7명) 등 전문직 출신도 많았다.

이들이 고국에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버리고 낯선 땅에 와서 공장노동자로 일하는 이유는 물론 돈 때문이다.

이들은 모국에서 받던 임금보다 적게는 6배, 많게는 14배를 벌기 위해 월평균 270 ~ 290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견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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