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정 노동부 장관이 전날 밤 전격적으로 노사간 중재에 나서 타결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롯데호텔 노사 협상이 31일 오후 6시 결렬됐다.

롯데호텔 노사는 하루 밤을 꼬박 새며 30시간여 동안 노동부 중재로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방중재조항의 삭제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회사쪽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2년동안 180명을 정규직화하기로 하는 대신 △일방중재조항 삭제는 2002년 현 집행부 임기까지 △노조 가입범위 확대 3급이상(대리급) 불가 등과 함께 징계최소화 및 고소·고발 취하의 전제조건으로 2년간 '불법파업 재발방지' 약속 등 당초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쪽 안은 기존 입장과 다른 게 거의 없다"면서 "사실상의 무쟁의 선언과 성희롱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교섭을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문제는 회사쪽 태도에 달려있다"며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경우 직접 교섭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교섭이 결렬된 직후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단순한 요구 조건의 차이가 아니라 현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라며 "상호간 입장 차이를 확인한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사는 추후 교섭 날짜를 정하지 않아 언제 교섭이 재개될 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선 얼마간 냉각기를 거치는 게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롯데호텔 노사 교섭은 30일 저녁 최선정 노동부 장관이 전격적으로 호텔롯데의 장성원 사장과 이수호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만나 막판 조율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진전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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