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임금51만원…근로계약서체결·보관 전무


국내 대학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와 저임금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민주노총 여성연맹, 전국시설관리노조, 2002년 불안정노동 철폐를 위한 공동투쟁과 전국 9개 대학의 학생들이 공동조사해 27일 발표한 '대학시설관리 노동자 실태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는 18일부터 26일까지 수도권 6개 대학(덕성여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고려대, 항공대, 동국대)과 지방 3개 대학(한림대, 전남대, 한남대)의 시설관리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학 모두 80년대 말부터 시작해 직영이었던 경비와 청소업무를 계약직 등 비정규직 형태로 전환했으며 직영으로 고용돼 일할 수 있는 곳은 대학본관, 주요 연구동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덕성여대의 경우는 일부 직영직들을 올해 안으로 용역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조사단은 밝혔다.

9개 대학 청소미화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51만3,000원이며 최저 47만원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최저임금 기준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조사단은 한국 외국어대 미화노동자들의 기본급은 월24만8,000원이라며 기본급을 낮게 책정하는 것은 퇴직금이나 상여금을 적게 지불하기 위한 용역업체들간의 공통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경비노동자의 경우 9개 대학 평균 임금이 월 63만7,500원, 최저 60만원으로 미화노동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대부분 경비노동자들이 24시간 맞교대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높은 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사에 참가한 9개 대학의 시설관리노동자들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그 계약서를 보관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자신이 4대 보험에 가입돼있는 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덕성여대의 경우 10년 이상 일한 노동자가 매년 용역업체가 바뀔때마다 소속만 바뀌었다"며 "대학측이 시설관리노동자들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함과 동시에 노동법상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참가했던 단체는 27일 명동 한빛은행 사거리에서 '대학내 노동기본권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 직접고용보장 △ 용역업체의 중간착취해결 △ 적정임금보장 △ 경비노동자들의 24시간 맞교대 철폐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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