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들의 자금악화설 등으로 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있는 가운데 우량 중소기업들은 금융기관들의 고객확보 경쟁에 따른 금리깎아주기 제안이 쇄도, 어느 은행과 거래할지를 놓고 즐거운 고민에 빠져있다.

은행들이 겉으로의 실적을 앞세워 대기업을 우대하고 중소기업은 철저히 외면했던 과거와는 딴판의 형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6월중 금융기관 가중 평균 금리동향’ 에 따르면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8.97%로 전달의 8.83%에 비해 0.1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대기업 대출금리는 6개월 사이 0.45%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7.91%로 전달에 비해 0.10%포인트 하락했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도 0.12%포인트 떨어졌다.

또 가계대출금리도 연 9.87%로 전달에 비해 0.09%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이와관련, “대기업의 경우 중견그룹을 중심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자금난이 심화하자 은행들이 대출위험에 따른 고금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고객확보경쟁이 심해지면서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가계대출금리도 산매금융 강화전략과 인터넷대출이 활성화하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말했다.

조사결과 기업에 대한 전체대출금리는 연 8.21%로 전달에 비해 0.0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금리가 낮아도 부도위험이 적은 중소기업의 대출은 늘리고 대기업대출은 줄인 결과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자금난을 겪고있는 일부 대기업들이 신속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은행들이 계속 대기업대출을 꺼려 고금리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6월중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수신평균금리는 연 6.17%로 전달에 비해 0.
0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최근 투신사와 은행신탁 계정에서 이탈한 자금이 안정성이 높은 은행의 저축성 예금으로 유입되면서 일부 은행들이 정기·예적금등의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품별로는 정기적금이 0.22%포인트, 정기예금이 0.10%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또 예금은행의 대출평균금리는 연 8.49%로 전달보다 0.13%포인트가 내려 은행의 예대마진은 연 2.43%포인트에서 2.32%포인트로 축소됐다.

이밖에 종합금융, 상호신용금고등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평균금리는 0.14%포인트 상승한 8.42%이었으며 평균 대출금리는 0.13%포인트상승한 11.9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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