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과 사회보험 노조 강제진압 이후 경찰과 민주노총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이들 노조에 대한 '폭력진압'을 문제 삼으면서 그 책임자로 지목한 이무영 경찰청장의 해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자 경찰은 반격이라도 하듯 잇따라 민주노총 시위를 '흠집'내고 이를 홍보하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며칠 전 경찰청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을 상대로 한 '도심 차로 행진에 대한 의견조사'를 한다면서 '교통혼잡'의 사례로 민주노총 시위 현장을 집중 부각시킨 데 이어 지난 28일엔 "민주노총이 7월 27일부터 9월 중순께까지 48일 동안 서울시내 66개 장소에 총 656회의 집회신고를 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로 인해 교통체증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다른 단체들의 집회할 기회를 막는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실제 48일 동안 656회란 숫자는 적은 게 아님은 틀림없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해도 14건에 이른다. 일견 "매일 차도를 막겠다는 것은 너무 지나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기에 충분한 것이다. 경찰도 이런 여론의 반응을 기대했을 법하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밝힌 데 따르면, 656건 가운데 600여건은 한달여 동안 서울시내 20여 곳의 인도에서 소규모로 진행될 롯데호텔 폭력진압 사진전과 대국민 선전전이라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차도가 아닌 인도에서 사진전과 홍보물을 배포하는 것이지만, 이런 것조차 신고를 내지 않으면 문제삼을 것 같아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앞서 '도심 차로 행진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하면서, 경찰 방패에 맞아 다친 시사주간지 기자를, 역으로 민주노총 시위대에 맞았다고 왜곡해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사실 관계를 따져보면 이번 656회 집회신고 건 역시 "음해성 언론플레이"란 민주노총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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