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생활시간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처음으로 파악된 것은 여러 면에서 흥미롭고 정책적 자료로서도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국민 일상생활에 대한 자료가 데이터베이스화되면 국민생활에 대한 질적인 문제라든지 교육, 취업과 관련된 정책입안이 과학적으로 가능할 것이란 점에서 앞으로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길 먼저 주문한다.

우선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취업주부의 가사노동시간이다. 취업주부의 가사노동시간이 3시간 20분이나 되는 반면 취업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별도로 조사되지 않아 적어도 취업주부는 남성들에 비해 하루에 3시간정도는 더 일한다고 유추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맞벌이 여성들의 경우 직장에서의 근로 이외에 가사노동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여성들이 자기개발이나 직장의 일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남성에 비해 그만큼 적다는 것이 돼 경쟁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들에 비해 열악한 여건에 처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취업주부들의 가사노동시간이 줄어들지 않고서는 남녀평등을 위한 법이나 제도가 아무리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실력사회인 직장생활에서 남녀평등이 실현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취업여성의 가사노동은 사회문화적으로 그 뿌리가 깊은 것이지만 진정한 남녀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전체, 특히 남성들이 이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또 자기계발을 하루에 10분 이상씩 하는 사람이 20명중에 한 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잘 알다시피 21세기 디지털시대에는 기술과 경영환경 변화가 극심해진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나 국가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회 변화를 주시해야 하고 그에 따른 자기계발에 전력해야 한다. 따라서 자기계발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하도록 개인은 물론 정부나 기업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야 할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우리국민의 노동시간은 세계수준에 비해 길고, 대부분 직장인들은 시간이 모자라다고 느끼는 등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정부도 지난 2년 동안 IMF체제를 극복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이지만 이번 조사를 계기로 국민생활의 질적 추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보다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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