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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시위 '꿈' 이었나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또다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무최루탄 원년을 기록하며 정착돼가는 듯하던 시위문화가 최근 극렬한 폭력사태를 보이면서 극심한 교통체증 등으로 시민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주노총은 남북 장관급회담이 개최되는 29∼31일 북측대표단 숙소 겸 회담장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부근에서 매일 ‘공안탄압현정권 규탄 및 롯데호텔·사회보험노조 투쟁 승리 집회’를 개최하겠다며 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경비를 맡고 있는 관할 경찰이 국가 이미지와 시민불편을 들어 집회 철회를 설득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창설돼 평화시위 정착에 큰 기여를 했던 여경기동대의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도 폭력사태에 밀려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와 경찰간에 반복되던 폭력진압과 폭력시위라는 지루한 논쟁이 다시 재연되는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5일 전국농민대회 집회에서도 경찰은 여경들을 행진 신고지인 종묘공원 앞에 마지막 제지선으로 배치하고 평화시위를 유도했으나 무산됐다. 시위대가 2차선까지만 허가된 도로를 넘어서 가두행진을 전 차로로 확대한 뒤 농산물을 쌓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민중대회와 같이 이번에도 시위대가 질서유지선을 무너뜨리고 여경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러 여경들을 무작정 배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시위대측이 경찰과 당초 약속을 깨고 도심에서 불법시위를 벌이고 각목 등을 휘둘러 최루탄과 화염병만 빠졌을 뿐 과거 극렬 시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5월 노동절 시위에서 화염병이 재등장한데다 최근 시위에서 일부 학생들이 선두에 나서 폭력시위를 주도하는 것도 경찰을 자극해 강경진압을 부르는 등 폭력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폭력 대결 사태가 롯데호텔과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 경찰이 병력을 투입해 강경진압을 하면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뒤 시위측과 경찰 사이의 신뢰 관계가 깨진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회사원 권혁범씨(29)는 “일차적인 책임은 불법을 저지른 시위대에 있지만 경찰도 원칙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좀더 탄력적으로 대처해 되도록이면 평화적으로 집회가 끝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라며 양측의 자제를 강조했다.

이승철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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