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방문중인 이정빈 외교통상 장관은 26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방콕에서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과 사상 첫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국제무대에서의 남북협력방안을 논의한다.

남북한 외무장관이 지난 91년 9월 30일 유엔 동시 가입 때 미국 뉴욕에서 회동한 적은 있지만 공식 회담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과 백 외무상은 이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가 열릴 예정인 쉐라톤 호텔 2층 칼란테룸에서 30분 가량 공식 회담을 갖고 대외관계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한다.

두 장관은 △ARF에서의 상호 협조 △남북 재외공관간의 상시 협의채널구축 △외무장관 회담 정례화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아. 태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기구 가입에 대한 남한의 지원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특히 백 외무상에게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한편, 북한이 미. 일 등 주요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할 경우 이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 외무상은 이에 대해 6.15 남북 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남북이 함께 힘을 모으자는 입장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상호 비방을 중지하자는 희망을 이 장관에게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중 열릴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모았던 남북한 외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의 교차 및 양자회담은 28일께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방콕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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