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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체질 대폭개선" <미지>
외국인 투자자와 서양에서 훈련받은 간부들이 한국기업의 경직된 체질을 크게 바꾸고 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25일 경제면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체질변화가 외국기업의 한국기업인수 등 외국의 영향에 대한 저항감이 강했던 4년 전 만해도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이후 자금난에 직면한 한국기업들이 외국에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해외파트너와 적극 제휴하면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정부 역시 국내기업의 매각. 합병. 제휴를 촉진시키기 위해 관련법규와 규정 등을 재정비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자가 늘고 서양의 경영기법을 익힌 고위간부들이 속속 한국기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능력보다는 연공서열, 투명한 회계보다는 안이한 사고,시장 요구보다는 정부 지시를 더 중시하던 한국기업들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다음은 서울발 기사 요약. 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즈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기업의 한국기업 인수는 96년 27건, 97년 24건에서 98년 111건, 99년 162건으로 급증했다. 톰슨 파이낸셜은 98, 99년 인수합병 규모로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대였다고 밝혔다. 거래규모는 98년 120억달러, 99년 250억달러였다.

한국의 재정경제부는 외국직접투자가 99년 155억달러로 전년보다 76% 늘었으며 올 들어 5월까지도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포드자동차의 대우자동차인수 등 외국기업의 한국기업 `침투'는 계속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일본 및 중국처럼 부유한 중산층이 존재하고 공장.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재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다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헐값 인수'가 가능하다.

외국 인수자들은 한국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례로 99년 국제적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가 인수한 서울증권은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한국 태생의 톰강(38)에게 연봉 300만달러를 주기로 했는데 한국기업들은 이런 두둑한 미국식 CEO연봉제에 익숙지 않았다.

또 한국기업, 특히 은행들은 손실을 내도 별 처벌을 받지 않았으나 외국 인수자들은 회계장부 관리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우그룹의 주요채권은행인 제일은행의 윌프레드 호리 CEO(행장)는 많은 사람들이 제일은행을 `대우은행'으로 여길 정도였으나 지금은 소비자와 중소기업 등 한국은행들이 무시해왔던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시장을 정복하려면 행원재교육, 은행문화개선, 업무효율증진이 필요하다.

외국 인수자들은 통상 고위경영진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한다. 제일은행은 조기퇴직제를 통해 올봄 231명의 장기근속자를 퇴출시켰는데 이는 비용절감 목적 외에 변화에 더딘 고참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의 자리는 더 젊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의사결정 과정도 일방적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변경, 최고위간부들과 중간간부, 하위직이 정례적인 회의를 갖고 의견을 교환한다. 한국기업문화에서 전통적으로 최고위경영진이 하위직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기업들은 과거 연공서열을 중시했으나 외국 소유주들은 실적과 급여를 연계시키려고 한다. 전에는 묵묵히 일하는 근로자에게 격려금 등이 제공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개인 및 사업실적에 따라 급여의 절반에 해당하는 보너스가 주어진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 CEO는 지난해 증시활황으로 성과급이 많았지만 경기나 실적이 좋지 못해 보너스가 줄 경우 직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우려했다.

그럼 이런 변화는 지속될 것인가.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의 인수와 영향력행사가 한국에서 계속될지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경제가 환란 이후 회복되고 있어 기업들이 해외매각 및 체질개선압력을 덜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 현재 외국의 한국기업 인수규모는 금액기준으로 홍콩과 대만보다 낮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계속 한국에 머물고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 법률회사 화이트 앤드 케이스의 서울책임자인 에릭 윤 변호사는 "(과거로) 회귀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오연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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