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원 총투표 과정에 관심 모아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교두보인 울산이 지방선거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울산은 지난 98년 지방선거에서도 16명의 후보를 내 조승수 북구청장과 김창현 동구청장 등 10명의 후보를 당선시켰으며 지난 총선에서도 3명의 후보를 내 당선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북구에서 최용규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낙선하는 등 노동자의 정치세력화가 어느 지역보다 높은 지역이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울산 노동계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총투표를 통해 시장과 5개 기초단체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서 전방위에 걸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지난 98년 지방선거의 경우 정리해고라는 쟁점이 형성되면서 노동계의 선거참여열기가 높았으나 올해는 뚜렷한 쟁점이 형성되지 않고 현장분위기도 조용한 편이어서 관계자들이 선거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고심해 왔다. 이에 따라 6만5,000명의 울산지역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선거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울산지역 노동계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울산 노동계가 조합원 총투표를 제안한데는 현장 노조에 기반한 후보를 내려는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본부 관계자는 "이미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가 있긴 하지만 현장노조에 기반한 후보를 준비하고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후보로 선출하려는 울산노동계의 고민이 이번 총투표에는 담겨있다"고 말한다. 이미 출마의사를 굳힌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지부장으로서도 노동계의 마땅한 대안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 총투표가 지난 북구 총선에서의 아픔을 덜어내고 노동자 후보라는 대중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기초의원 후보까지 모든 후보에 대해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며 울산시장과 기초단체장 후보와 북구와 동구를 중심으로 한 전략지역에서 후보간 경선이 예상되고 있다.

* 울산시장 시장후보 경선 2파전 예상

울산시장에서는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장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태며 민주노총 울산본부를 중심으로 또다른 대응후보가 물색되고 있다. 울산본부는 별도 후보를 내기로 이미 내부방침을 확정한 상태며 울산지역 노동계 인사 등을 중심으로 예상후보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지난 지방선거에서 노동계 지지후보로 울산시장에 도전했던 송철호 변호사는 참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송변호사는 울산시장 후보조정을 위한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지역 시민단체, 민주노동당의 3자연대 논의 당시 시장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됐으나 3자연대가 결렬되면서 독자적인 출마의 길을 모색해 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는 "3자연대가 결렬되면서 합의 추대 후보라는 선거에서의 파괴력이 상실된 상태"라며 "노동계에서 송변호사보다 다른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울산시장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는 김창현 지부장과 울산본부측의 후보 간에 이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현 북구청의 경우에도 조승수 구청장이 재출마의 결심을 굳힌 상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의 주요거주지역인 북구의 특성상 현대자동차노조의 현장조직들을 중심으로 후보가 준비될 것으로 보여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은 설연휴 이후 구체적인 후보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울산본부는 설연휴 1,000 장의 모의 투표용지로 개표방식을 시물레이션해 보는 등 실무준비를 마무리해나가고 있다. 울산본부 관계자는 "이제 실무적으로는 어떻게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잡음없이 투표를 치르느냐만 남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