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9.19 목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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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지자체를 운영했다 - 조승수 울산 북구청장"지방자치는 대중을 설득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장"
- "우리도 할 수 있다" 확인…노동운동과 행정을 결합 모델 찾아나가야

"북구청사엔 왜요?" 쉰을 훌쩍 넘은 노년의 택시기사가 서울말을 쓰는 젊은 손님이 북구청사에 가는 이유가 궁금했는지 묻는다. "북구청장님과 인터뷰가 있어서요"

"노동운동가 청장님요?" 묻지도 않은 말이 이어진다. "과격한 활동했던 젊은 사람 구청장 앉혀 놓고 울산에서 걱정들 많았지요. 그래도 일을 잘하데요. 택시 타는 사람들 정치인 욕 많이해도 북구청장 이야기 나오면 젊은 사람 일잘한다고 다들 그래요"

걱정과 우려가 어디 울산 시민들뿐이었겠는가. 지난 98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울산 북구청의 초대 민선시장에 노동운동가가 당선됐다. 이렇게 시작된 노동계의 지방자치실험을 전국의 노동자들은 지역주민보다 더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4년이 지나 다시 지방선거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지금 그 실험은 택시기사의 표현대로 지역주민들의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 "우리도 행정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승수 북구청장은 "98년 지방선거에서는 정리해고라는 커다란 쟁점이 형성됐고 당선에 영향을 줬다. 그렇게 당선되고나서 젊고 과격한 사람이 행정을 이끌 수 있느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4년 동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답이 나왔다"고 지난 4년간을 평가했다.
"행정의 투명성이나 서민을 위한 행정 등 일반적인 행정개혁과제는 무난히 수행했다고 봅니다." 비록 투표결과 부결되기는 했지만 북구청은 혐오시설인 화장터를 유치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해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보건소에서 무료진료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정경험이 없던 노동운동가 구청장에게 행정조직을 장악한다는 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조 구청장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노동계 후보들에게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행정은 조직이 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특수한 처지를 이해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조직장악의 중요성을 충고했다. 또한 "기존 행정 시스템의 보수성이나 공무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무원들을 내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배려와 그들이 따를 수 있는 합리적 명령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 "지방자치는 대중을 설득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장"

조 구청장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궁극적으로 정권을 장악하는 것이고 핵심은 국회나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비록 정치적 비중은 낮지만 대중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경험을 축적하는 장이다"고 지방자치의 의미를 정리한다. 지방자치는 "지역사회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반을 만들어 가면서 궁극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구청장에게 지방행정은 "노동운동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고 결국 그 성과와 가능성을 주민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도 남아있다. 조 구청장은 "노동운동과 행정을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결국 일반적인 행정개혁을 넘어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행정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 북구에서는 노조간부나 지역의 활동가들을 행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조구청장은 "노동운동과 행정의 결합이라는 과제를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모든 노동계 후보들이 되새겨 봐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김재홍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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