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차 정상화 방향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릭 라일리 대우차 인수팀장(신설법인 CEO 내정자)이 올 초 ‘2005년 흑자전환’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최근 보브 루츠 GM 부회장까지 ‘GM의 소형차 생산기지 이용’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먼저 GM의 상품개발 최고책임자인 보브 루츠 부회장은 최근 소형차사업에 관해 “최선의 방법은 미국의 모든 소형차공장을 폐쇄한 뒤 대우차공장에서 시보레와 폰티악의 소형차를 생산, 이를 역수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입차의 마일 기준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다고 했지만 이는 기술적인 문제일 뿐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소형차를 대우차가 전담할 경우 생산은 물론 어느 정도의 연구개발 기능까지 갖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라일리 팀장의 흑자전환 계획은 인수 후 부채축소, 구매·유통조직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 2~3년 안에 흑자구조를 갖춘다는 내용이다. 그는 신설법인이 출범한다면 현재 12~13%인 시장 점유율도 당장에는14~15%까지, 2~3년 후에는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산업연구소 조성재 연구위원은 “폰티악·시보레 소형차를 대우차공장에서 생산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것은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이 경우 대우차는 GM 소형차 개발과 생산을 모두 맡는 소형차 전문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소형차가 미국으로 수출되더라도 브랜드 연속성 차원에서 판매는 폰티악이나 시보레의 기존 딜러들이 맡게 돼 대우차 미국법인의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만약 GM이 부평공장마저도 인수하지 않는다면 대우차 브랜드 제품의 수출이 불투명해져 대우차 미국 법인의 존립마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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