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이사철에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주택정책 변화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맞물려 올 봄에 나타났던 전세가 급등현상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올 가을 전세시장이 불안하다는데 대체로 동의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올들어 연립, 다세대 등 공동주택재건축이 크게 늘어 공급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세파동’이나 ‘전세대란’같은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반론을 편다.

‘대란’올 수 있다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근거는 올해가 전세계약 갱신이 몰려 있는 짝수해인 데다, 가을 이사철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확정으로 아파트 재건축이 봇물을 이루면서 전세 수요가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세기컨설팅 한광호 과장은 “90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후 임대기간이 2년으로 바뀌면서 짝수해마다 전세계약 만기가 몰려 있다”며 “98년 전세값이 폭락했을 때 세를 들었던 사람들은 수천만원씩의 전세값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평대 이하 소형 아파트에 사는 저소득층의 경우 갑자기 2배이상으로 전세값을 올려 주기가 쉽지 않은데다, 소형 매물이 많지 않아 전세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과장은 “전세계약 만료 2~3개월 전부터 전세를 구하려는 대기자가 이미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5~10명씩 몰려 있다”며 “특히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올 가을 전세값이 초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서울시 건축조례안 확정 이후 재개발·재건축을 위한 건축허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리지만 심리적 요인으로 가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7~9월에 전세수요가 몰리다가 오히려 10월 이후에는 안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올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매물이 줄어들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앞으로 4~5%정도 추가 상승, 연간 13~14%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오를 만큼 올랐다 그러나 ‘대란’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김우희 부동산뱅크편집장은 “단기적으로 8,9월에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잠깐 반짝했다가 연착륙할 것”이라며 “전세가격이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말했다.

매매가에 대한 전세가 비율이 서울의 경우 평균 68%,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80~90%까지 오른 곳이 많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분양권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세물량도 많아져 수급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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