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490여만명에게 최고 99%까지 오른 ‘2002년 1월분 건강보험료’ 예비 고지서가 21일 전국 각 직장에 배부됐다.
더욱이 올 3월부터 보건복지부 방침대로, 건보료가 다시 9%가량 인상될 예정이어서 직장인들의 보험료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 중구 모 기업체의 박모(52) 이사는 지난해 12만6900원씩 내던 건보료가 올 1월부터 22만6950원으로 79% 인상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같은 직장 김모(46)씨는 8만1000원에서 11만6960원으로 45% 정도 올랐다.

박 이사는 “보험료를 한꺼번에 두 배 가까이 올리는 법이 어딨냐”며 “의약분업을 실패해 재정적자만 늘려놓고는 또 다시 올 3월부터 보험료를 올린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월 보험료가 6만7500원에서 8만7550원으로 2만원 정도 올라간 S사 김모(38) 차장은 “의료 서비스는 하나도 좋아지지 않았는데 보험료만 자꾸 올린다”며 “보험료를 도대체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험료가 이달에 갑자기 늘어나게 된 것은 2000년 7월 직장의보조합을 통합하면서 크게 인상됐어야 할 보험료를 정부가 1년 반 동안 걷지 않고 있다가 이달부터 받기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00년 7월 이전까지는 보험료 부과기준이 월급 가운데 기본급이었으나 그 이후부터 상여금 등을 포함한 총급여로 바뀌었기 때문에 일부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크게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번 조치로 직장 가입자 630만명 중 78%에 해당하는 490만명이 보험료 인상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를 수치로 표현하면 직장인 가입자 1인당 평균 5500여원씩, 전체적으로 매월 2500억원이 더 걷혀 보험료가 평균 8% 가량 인상된 셈이다. 더군다나 올 3월부터 보험료가 복지부 계획대로 9% 더 인상되면 보험료 실제 인상은 17~20%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장인의 1월 보험료는 이달 말 고지되어 2월 10일까지 납부하게 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